Taegyu Yi1,2
1Financial Crime Proceeds Tracing Investigator, Daegu Metropolitan Police Agency, Republic of Korea
2Master-Level Specialist Investigator in Investigative Data Analysis, National Police Agency, Republic of Korea
Correspondence to Taegyu Yi, k19231923@police.go.kr
Volume 3, Number 1, Pages 1-25, June 2026.
Journal of Data Forensics Research 2026;3(1):1-25. https://doi.org/10.12972/JDFR.2026.3.1.1
Received on April 15, 2026, Revised on June 30, 2026, Accepted on June 30, 2026, Published on June 30, 2026.
Copyright © 2026 Korean Data Forensic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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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Laundering, Commingled Funds, Criminal Proceeds Tracing, Nontestimonial Evidence, Confiscation and Forfeiture
현대 사회의 기술적 고도화와 산업 구조의 복잡화는 범죄 기법의 지능화 및 분업화를 초래하였으며, 특히 자금세탁 영역에서는 ‘전문 세탁조직(Professional Money Laundering Network)’에 의한 은닉 기법이 점점 정교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의 전통적인 추적방식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자금세탁 특성상 정확한 규모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UNODC는 그 규모를 매년 전 세계 GDP의 약 2~5%(약 8,000억 ~ 2조 달러 이상)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으며[1], FATF 또한 범죄 수익이 전문적 세탁 네트워크를 통해 고도로 은닉되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2].
과거 뇌물 범죄가 단순한 현금 수수 형태에 그쳤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차명 계좌 활용, 소액 분산 입출금(이른바 스머핑) 등 다양한 방식이 결합되면서 자금 흐름의 추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수사의 중심을 진술 증거에서 계좌 거래 내역 및 디지털 기록과 같은 비진술증거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나, 비진술증거만으로는 자금의 흐름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 뿐 그 자금의 성격, 즉 범죄 수익 여부에 대한 내심의 의사까지 완전히 규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금융사기, 전화금융사기, 조직적 사기 범죄 등에서 발생하는 범죄 수익은 다수의 대포통장을 거쳐 신속하게 분산되며, 이 과정에서 기존 예금과 혼합되는 ‘혼화 자금(Commingled Funds)’ 형태를 띠게 된다. 이에 따라 자금의 동일성이 훼손되고 추적의 단절이 발생하여, 범죄 수익의 몰수·추징이 현실적으로 곤란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도 현재 수사기관은 금융거래내역 분석을 통해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나, 자금이 혼화된 이후 추적 대상 계좌를 선정하는 명확한 기준이나 체계적인 방법론은 충분히 정립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구체적인 분석 기준을 제시하는 법령, 훈령, 예규는 사실상 부재하며, 그로 인하여 수사관별로 다른 방식의 자금추적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결과 법정에서 추적 논리의 합리성과 신뢰성에 대한 다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범죄 수익 박탈을 통한 범죄 억제라는 형사정책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분석 기준의 정립이 필요하다. 특히 혼화 자금 상황에서도 일관되고 설득력 있는 자금추적이 가능해야 한다.
본 연구는 자금 혼화 상황에서의 추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① 전문 자금세탁조직의 혼화 기법 및 수사상 난제 분석, ② 비교법적 고찰을 통한 해외 선진 사례 검토, ③ 혼화 자금추적을 위한 여섯 가지 법리적 가설의 체계화, ④ 수사 실무 매뉴얼 및 영장 통제 방안 제안을 연구의 네 축으로 삼는다.
본 연구의 범위는 형사 수사 단계에서의 혼화 자금추적 문제에 집중한다.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이나 행정제재 영역의 자금세탁 규제는 직접적인 연구 대상에서 제외한다.
연구 방법으로는 문헌 연구, 비교법적 연구, 사례 분석을 병행한다. 문헌 연구를 통해 국내외 자금세탁 관련 학술 논문, 판례를 검토하고, 비교법적 연구를 통해 미국·영국·독일의 관련 법제와 실무를 분석한다. 또한 실제 수사 사례를 유형화하여 혼화 자금추적 가설의 실효성을 검토한다.
본 연구의 방법론은 다음 세 단계의 절차를 거쳐 수행되었다. 첫째, 연구자가 다년간 범죄수익추적 실무에서 수행한 계좌분석 사례 중 범죄 수익이 기존 잔고 및 불상의 유입 자금과 혼화된 사례들을 유형화하고, 각 사례에서 직후 계좌 특정에 반복적으로 활용된 판단 요소를 귀납적으로 추출하였다. 둘째, 추출된 판단 요소를 국내외 학술 문헌, 관련 판례(대법원 2003도7438 등),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범죄수익환수 업무 매뉴얼상 혼화재산 관련 규정과 대조하여 이론적 정합성을 검토하고 여섯 가지 추적 가설로 체계화하였다. 셋째, 체계화된 가설을 실제 수사 사건에 적용하여 작성한 계좌분석보고서가 형사재판에 증거로 채택되고 유죄판결 확정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방법론의 실무적 타당성을 검증하였으며, 그 결과는 제VI장에서 상술한다.
자금추적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주로 범죄수익동결, 혼화 재산에 관한 몰수보전, 법률 및 제도개선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우선 강석구(2006)는 범죄수익박탈제도와 관련 문제점 및 대안을 도출하면서 폭력조직의 불법 자금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범죄 수익 동결방안을 제시하였다[3]. 송동근(2009)은 자금세탁 수법 및 추적 방법, 해외 자금추적 체계 분석, 우리나라 자금추적 체계의 문제점 및 법률 개정 방안을 제시하였다[4]. 김구슬(2015)은 우리나라 몰수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5], 홍찬기(2014)는 범죄 수익 몰수·추징제도의 정비방안을 제시하였다[6].
이처럼 불법 자금에 대한 몰수보전, 제도개선 방향으로 연구 등이 수행됐으나 계좌에 유입된 불법 자금이 다른 합법 자금들과 섞여 희석된 후 그중 일부가 출금될 때 불법 자금이 잔고에 남아 있는지, 출금된 자금에 포함이 되어 있는지에 관한 구체적 추적 방법론에 관한 연구는 확인되지 않는다.
한편 실무 지침으로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범죄수익환수 업무 매뉴얼이 몰수대상재산이 그 밖의 재산과 혼화된 경우 몰수의 범위에 관하여 일부 언급하고 있다[7]. 그러나 이는 수사 단계에서 혼화된 자금이 어느 계좌로 이동하였는지, 즉 직후 계좌를 특정하는 추적 기준으로 기능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결국 몰수 ‘범위’에 관한 규범은 단편적으로 존재하나 추적 ‘방법’에 관한 체계적 기준은 부재한 것이 현재의 규범적 상황이다.
따라서 수사 실무 차원에서 계좌에 입금된 범죄 수익이 기존 잔고와 불상의 이유로 유입된 자금들과 섞여 희석된 후 그중 일부만 출금될 때 어떻게 추적해야 하는지 그 방법론을 최초로 제시하여 자금추적 수사의 불확실성이란 공백을 보완하고 국내 최초로 혼화 자금추적 방법론을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학문적·실무적 의의가 있다.
전통적인 자금세탁은 범죄자 스스로 범죄 수익을 처리하는 자기 세탁(Self-Laundering)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의심 거래 보고(STR) 시스템 강화와 금융실명제의 정착으로 인해, 이제는 세탁 행위 자체를 전문으로 하는 제3자—소위 ‘전문 세탁조직’—가 분업화된 임무를 수행하는 형태로 진화하였다.
전문 세탁조직은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통장 명의자 모집책, 법인 또는 사업자 개설책, 자금 인출책, 전문 세탁책 등 수많은 사람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FATF는 그 조직적 형태 중 하나를 ‘전문 자금세탁 네트워크(Professional Money Laundering Network, PMLN)’로 명명하며, 마약 밀수, 부패, 조직범죄 등 다양한 전제 범죄의 수익 처리를 수탁하여 수수료를 취득하는 형태로 운영된다고 분석하고 있다[2].
한국에서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리딩 투자사기 등 다양한 범죄에서 전문 자금세탁조직의 개입이 수사실무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의 확산과 범죄조직의 분업화·전문화에 따라 전문 자금세탁조직의 개입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수사자료의 규모와 복잡성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전문 자금세탁조직은 일회성 거래에 그치지 않고, 복수의 범죄 조직에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속적·조직적 형태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자금세탁은 일반적으로 배치(Placement), 반복 세탁(Layering), 통합(Integration)의 3단계 구조로 설명된다. 이 중 혼화(Commingling)는 특히 반복 세탁 단계에서 핵심적 기법으로 활용된다.
1단계: 배치 단계(Placement)
현금성 범죄 수익을 금융 시스템에 최초로 유입하는 단계이다. 스머핑(소액 분산 입금), 환전, 현금집약업종(유흥업소, 주유소 등)을 통한 매출 과장 등의 방법이 사용된다. 이 단계에서 적발될 경우, 범죄와 자금의 연결 고리가 비교적 명확하다.
2단계: 반복 세탁 단계(Layering)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하여 복수의 금융거래를 통해 자금의 출처를 은폐하는 단계이다. 여기서 혼화 기법이 집중적으로 활용된다. 복수의 계좌를 통한 전환, 합법적 사업 수익과의 혼합, 다른 자금과의 믹싱,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우회, 가상자산 교환 등이 대표적 방법이다.
3단계: 통합 단계(Integration)
세탁된 자금을 합법적인 경제활동의 결과물처럼 최종 통합하는 단계이다. 부동산 투자, 상품권 구매, 합법 기업에 대한 투자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 단계에서는 자금의 불법적 기원이 표면상 완전히 소멸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추적이 가장 어렵다.
혼화 자금이란 범죄 수익금이 합법적 자산 또는 범죄라고 증명할 수 없는 기타 자금과 혼합되어 어느 부분이 범죄 수익인지 물리적·법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 자금을 의미한다. 민법에서의 혼화(混和) 개념—동산과 동산이 혼합되어 분리할 수 없거나 분리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상태—과 유사한 구조를 띤다.
혼화 자금의 법적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자금의 추적 가능성(Traceability) 문제—혼화 후에도 범죄 수익의 흐름을 법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가.
둘째, 동일성(Identity) 문제—인출된 자금이 범죄 수익과 동일한 자금인가를 증명할 수 있는가.
특정 범죄 수사 중 전문 자금세탁조직이 자금을 세탁하는 정황이 발견되는 경우, 세탁조직이 사용하는 방대한 거래 내역을 모두 분석하는 것은 소송경제의 원칙상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초래한다. 세탁 방법을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거래량이 수백 개의 계좌, 수백만 건에 달하는 거래내역을 모두 분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기존 수사 중인 특정 범죄와 더불어 불상자의 자금세탁범죄를 추가 인지할 경우 수사 기간의 장기화, 기존 수사 중인 특정 범죄 수사 집중도 감소, 수사력 분산 및 업무 과중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수사 범위를 임의로 축소하는 것은 법질서 확립이라는 수사기관의 목적을 저해한다. 여기서 핵심적 긴장 관계가 발생한다. 형사소송법 및 헌법상 기본권 보장의 관점에서, 과도한 계좌 추적과 금융정보 수집은 과잉금지 원칙(비례성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특히 세탁조직과 범죄라고 증명하지 못하는 단순 금융거래 관계에 있는 제3자의 계좌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하는 경우, 해당 제3자의 금융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위험이 있다.
이 딜레마의 해결을 위해서는 수사의 필요성과 비례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단계적·선별적 계좌 추적 프로토콜이 요구된다. 즉, ‘합리적 의심’에 기반한 우선순위 계좌 선별 기준과, 각 단계별 영장 발부 요건의 세분화가 필요하다.
혼화 자금추적의 가장 핵심적인 법리적 난제는 ‘자금의 동일성(Identity of Funds)’ 입증 문제이다. 계좌 내 기존 잔고와 범죄 자금 그리고 불상의 이유로 유입된 자금이 혼합된 상태에서 일부가 인출될 경우, 아직 잔고에 남아 있는 자금에 범죄 수익이 포함되어 있는지 아니면 해당 인출금에 범죄 수익이 포함되어 있는지 입증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이 문제는 두 가지 대립하는 법리적 접근법을 검토할 수 있다.
첫째, ‘선입선출(FIFO: First In, First Out)’ 원칙
계좌에 먼저 입금된 자금이 먼저 인출된 것으로 보아 범죄 자금 입금 이전의 잔고 범위 내에서 인출이 이루어지면 그 인출금은 범죄 수익이 아닌 것으로 다루어진다.
예를 들어 1월 1일 합법 자금 1,000만 원이 입금, 1월 5일에 불법 자금 500만 원 입금, 1월 10일에 900만 원 인출 내역이 있을 경우 1월 10일에 인출한 900만 원은 전부 합법 자금으로 보고 불법 자금은 아직 잔고에 남아 있게 된다<Table 1>.
<Table 1> 선입선출 (단위: 만 원)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입금 | 00700 | A | 2020-01-01 | 급여 | 1,000 | 1,000 | 321651 | |
| 입금 | 00700 | A | 2020-01-05 | 추적대상 | 500 | 1,500 | 651651516 | |
| 출금 | 00700 | A | 2020-01-10 | A | 900 | 600 | 1980181 |
둘째, ‘비례 배분(Pro Rata)’ 원칙
비례 배분 원칙에 따르면 계좌 내 총자금 대비 범죄 수익의 비율에 따라 인출금 중 범죄 수익 부분을 산출한다.
예를 들어 1월 1일 합법 자금 1,000만 원이 입금, 1월 5일에 불법 자금 500만 원 입금, 1월 10일에 900만 원 인출 내역이 있을 경우 입금 비율이 ‘합법 자금 : 불법 자금’이 ‘2 : 1’ 이기에 1월 10일에 인출한 900만 원 중 600만 원은 합법 자금, 300만 원은 불법 자금으로 계산된다<Table 2>.
그러나 두 원칙 모두 계좌 잔고의 지속적 변동성과 복수 자금 원천의 동시 혼입으로 인해 실무 적용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특히 세탁조직이 의도적으로 혼화를 심화시키기 위해 소액 여러 건 거래를 반복하는 경우, 어떤 원칙을 적용하더라도 명확한 답을 도출하기 어렵다.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입금 | 00700 | A | 2020-01-01 | 급여 | 1,000 | 1,000 | 321651 | |
| 입금 | 00700 | A | 2020-01-05 | 추적 대상 | 500 | 1,500 | 651651516 | |
| 출금 | 00700 | A | 2020-01-10 | A | 900 | 600 | 1980181 |
현재 대한민국 사법 체계는 혼화 자금의 성격을 규정할 명확한 판례나 가이드라인이 전무한 상태이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제8조에서 범죄 수익 등의 몰수를 규정하고 있으나, 혼화된 자금의 추적 방법에 대한 기준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방법론적 공백은 수사 단계에서의 불확실성을 넘어, 공소 제기와 재판 단계에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와 충돌하는 복잡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다. 법원이 몰수·추징의 범위를 결정하면서 일관된 기준 없이 개별 재판부의 재량에 의존하는 상황은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해친다.
특히 김지후, 이상진(2025)이 SNA(사회연결망분석)를 활용한 비트코인 자금세탁 범죄 추적 및 사례연구에서 언급하였듯이[8]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세탁 수단으로 활용되는 최근의 사례에서 이 공백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가상자산 지갑(Wallet) 간의 분산 전송, 믹싱 서비스(Mixing Service) 활용, 디파이(DeFi) 프로토콜을 통한 유동성 공급 등은 전통적인 계좌 추적 기법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새로운 혼화 구조를 만들어낸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자금세탁 관련 법체계를 보유하고 있다. 1970년 은행비밀법(Bank Secrecy Act, BSA)을 필두로, 1986년 자금세탁통제법(Money Laundering Control Act), 2001년 애국자 법(USA PATRIOT Act) 등 일련의 입법을 통해 자금세탁 추적 체계를 강화해 왔다[9-11].
혼화 자금에 관하여 미국 연방법원은 ‘추적 이론(Tracing Theory)’을 발전시켜 왔다. 대표적으로 United States v. Banco Cafetero Panama(1986) 사건[12]에서 제2연방항소법원은 범죄 수익이 정상 자금과 혼화된 계좌에 대하여 ‘가장 낮은 잔고(Lowest Intermediate Balance Rule, LIBR)’ 규칙을 비롯한 복수의 회계적 추적 방식을 인정하였고, 혼화 비율에 따라 인출금을 안분하는 ‘비례 추적(Pro Rata Tracing)’ 방식도 대안적 기법으로 소개하였다<Table 3>. 이 규칙에 따르면, 범죄 수익 입금 이후 계좌 잔고가 그 금액 아래로 감소하지 않는 한 범죄 수익은 계좌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적되고, 잔고가 한 번이라도 그 아래로 감소한 경우에는 그 기간 중 최저 잔고액의 한도에서만 범죄 수익으로 추적할 수 있다는 논리 구조를 취한다.
이 상황에서 1월 20일에 인출된 500만 원 전체를 범죄 수익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으나, LIBR을 적용하면 결과는 달라진다. 1월 10일 잔고가 200만 원으로 떨어졌을 때, 원래 있던 범죄 수익 500만 원 중 300만 원은 이미 소비되어 사라진 것으로 간주한다. 잔고가 범죄 수익 아래로 감소하면 그 차액만큼 범죄 수익이 소비된 것으로 보아 추적 한도를 축소하는 피의자에게 유리한 원칙이 적용된다. 1월 15일 입금된 300만 원은 합법적인 급여로서 LIBR은 이 새로운 돈이 사라진 범죄 수익을 다시 채워준다고 보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계좌에서 추적 가능한 범죄 수익의 최대치는 1월 5일 이후 잔고가 가장 낮았던 시점인 200만 원뿐이다. 나머지 300만 원은 ‘이미 사용이 되어 추적 불가능한 자금’이 된다.
한편 United States v. Voigt(1996) 사건[13]에서 제3연방항소법원은 몰수 요건인 ‘추적 가능성(traceable to)’을 문언 그대로 엄격하게 해석하여 세탁 자금이 정상 자금과 혼화되고 다수의 입출금이 개재되어 특정 재산이 범죄수익으로 취득되었음을 입증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해당 재산을 직접 몰수할 수 없고, ‘대체 자산 몰수(Substitute Asset Forfeiture)’ 조항에 의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미국의 이러한 추적 이론은 한국에 직접 이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혼화 자금의 법적 동일성 판단에 있어 논리적 프레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Table 3> 가장 낮은 잔고(LIBR) (단위: 만 원)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입금 | 00700 | A | 2020-01-01 | 급여 | 100 | 100 | 321651 | |
| 입금 | 00700 | A | 2020-01-05 | 추적 대상 | 500 | 600 | 651651516 | |
| 출금 | 00700 | A | 2020-01-10 | 기타 | 400 | 200 | 1980181 | |
| 입금 | 00700 | A | 2020-01-15 | 급여 | 300 | 500 | 321651 | |
| 출금 | 00700 | A | 2020-01-20 | 기타 | 500 | 0 | 18984984 |
영국은 2002년 범죄수익환수법(Proceeds of Crime Act 2002, POCA)을 통해 강력한 자산 환수 체계를 구축하였다. POCA의 가장 혁신적인 특징은 ‘민사적 자산 환수(Civil Asset Recovery)’ 제도—형사 유죄판결 없이도 불법 수익으로 의심되는 자산을 환수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 점이다.
혼화 자금에 관하여 POCA 제306조는 혼화된 재산(Mixed Property)에 대한 추적 규정을 명시적으로 두고 있다. 이에 따르면 범죄 수익이 다른 재산과 혼화된 경우, 혼화된 재산 전체가 환수 대상이 될 수 있되, 비 범죄적 자금의 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은 환수에서 제외된다. 또한 영국은 ‘설명책임(Unexplained Wealth Orders, UWO)’ 제도를 통해 자산 보유자에게 자산의 적법한 취득 경위를 입증할 책임을 부과함으로써, 혼화 자금추적의 입증 부담 문제를 전환하는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
독일은 2017년 자금세탁방지법(Geldwäschegesetz, GwG) 전면 개정을 통해 EU 제4차 자금세탁방지 지침을 이행하고, 동시에 독자적인 혼화 자금추적 체계를 정비하였다[14]. 독일 형법(StGB) 제73조 이하에 규정된 몰수(Einziehung) 제도는 2017년 형법 개정을 통해 대폭 확대되었으며, 특히 개정법 제73a조의 ‘확장된 몰수(Erweiterte Einziehung)’ 조항은 전제 범죄와 범죄 수익의 연결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해당 자산이 범죄 수익이라는 점에 대한 법원의 확신이 형성되면 몰수를 허용한다.
독일의 이 접근법은 혼화 자금에 대한 입증 기준을 완화하는 방향에서 한국 법제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다만, 무죄추정의 원칙 및 재산권 보장의 관점에서 위헌성 논란이 있어, 독일 연방헌법재판소(BVerfG)는 확장된 몰수 조항의 적용에 있어 비례성 심사를 엄격히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교법적 고찰의 결과, 혼화 자금추적에 관한 선진 국가들의 공통적 흐름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혼화 자금에 특화된 별도의 법리적 기준—비례 배분, 가장 낮은 잔고 원칙 등—을 명문화하는 방향이다. 둘째, 환수 절차의 이원화—형사 몰수와 민사 환수의 병행—를 통해 형사 유죄판결에만 의존하는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향이다. 셋째, 입증 책임의 전환 또는 완화—특정 요건 아래에서 재산 보유자가 적법 취득을 입증하도록 하는 방향—이다.
한국의 현행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체계에서 이러한 요소들을 즉각 도입하는 것은 헌법적 제약(무죄추정 원칙, 재산권 보장 등)으로 인해 제한이 있다. 그러나 영장주의의 틀 내에서 혼화 자금추적의 법리적 기준을 판례 또는 입법을 통해 정립하는 것은 가능하며, 이를 위한 구체적 방법론의 제안이 다음 장의 과제이다.
민법 제258조는 동산과 동산의 혼화를 규율하며, 분리할 수 없거나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경우 혼화로 인한 공유관계를 규정한다. 이 민법상 혼화 원리를 형사상 몰수·추징 범위 확정에 원용하는 학술적 접근은 기존 법체계와의 정합성을 유지하면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현실적 방법론이 된다.
구체적으로는, 계좌 내 범죄 수익의 비율(犯收比率)을 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인출금 중 몰수할 수 있는 부분을 특정하는 접근법이 가능하다. 즉 특정 시점의 계좌 잔고 중 입증된 범죄 수익의 비율 × 인출금 = 몰수 가능 추정액이라는 계산식이 성립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비례 배분 원칙과 유사하면서도, 민법 제258조의 공유 지분 개념에 착안한 한국형 법리 구성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원용은 다음의 한계를 직시하여야 한다. 민법상 혼화는 주로 물리적 혼합을 전제하는 반면, 계좌 내 자금의 혼화는 전자적 기록의 문제이다. 또한 민사적 지분 개념을 형사상 몰수의 요건으로 직접 활용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관점에서 유추해석 금지 원칙과의 충돌 소지가 있다. 따라서 이는 판례의 법리 형성 단계에서 해석론의 보조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공무원범죄몰수법, 마약류관리법, 마약거래방지법, 공무원범죄몰수법, 불법정치자금법, 부패재산몰수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등 개별법률에서 혼합 재산 또는 혼화 재산에 대해 몰수 규정이 별도로 존재한다.
여섯 가지 가설의 도출 배경은 다음과 같다. 현행 수사 실무에서 시간적으로 인접한 기간 내 금액의 유사성을 근거로 직후 계좌를 특정하는 관행이 지배적이며, 잔고의 변동성을 체계적으로 고려하는 사례는 드물다. 그러나 추적 대상 자금 유입 직전에 이미 상당한 기존 잔고가 존재하는 계좌에서 추적 대상과 유사한 금액이 출금된 경우, 해당 출금이 추적 대상 자금에서 유래한 것인지 기존 잔고에서 유래한 것인지 판별할 이론적 기준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이로 인해 동일한 거래 구조에 대해서도 수사관별로 상이한 추적 결론이 도출될 수 있고, 이는 앞서 지적한 사법적 불확실성으로 직결된다. 본 연구의 여섯 가지 가설은 이러한 실무적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연구자가 실제 자금추적 사건에서 반복적으로 적용하고 그 유효성을 확인한 판단 요소를 귀납적으로 추출·체계화한 것이다.
본 연구는 수사 실무에서 계좌로 유입된 범죄 자금이 기존 잔고와 불상의 유입 자금이 혼합된 상태에서 일부가 인출될 경우, 아직 남아 있는 잔고에 범죄 자금이 포함되어 있는지, 인출금 중에 범죄 자금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여섯 가지 추적 가설을 제안한다<Table 4>. 이 가설들은 단독으로 범죄 수익임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적용하여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준’ 이상의 증명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운용되어야 한다.
<Table 4> 6가지 추적 가설
| No. | 기준점 |
|---|---|
| 1 | 금액의 유사성(Similarity of Amounts) |
| 2 | 잔고의 변동성(Volatility of Balance) |
| 3 | 시간의 인접성(Temporal Proximity) |
| 4 | 거래의 규칙성(Regularity of Transactions) |
| 5 |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Counterparty Relationship) |
| 6 | 범인의 주관적 의사(Subjective intent of the offender) |
금액의 유사성이란 범죄 피해금(추적 대상)의 입금액과 직후 계좌로의 출금액 사이의 금액적 근접성을 의미한다. 이는 가장 직관적인 추적기준으로, 피해금 123만 원이 입금된 직후 121만 원이 출금된 경우 해당 출금액이 피해금과 관련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방식이다<Table 5>.
<Table 5> 금액의 유사성 Case 1 (단위: 만 원)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입금 | 00700 | A | 2020-12-01 | 급여 | 20 | 100 | 321651 | |
| 입금 | 00700 | A | 2020-12-02 | 추적 대상 | 123 | 223 | 651651516 | |
| 출금 | 00700 | A | 2020-12-03 | B | 10 | 213 | 198018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4 | C | 121 | 92 | 123123132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5 | D | 20 | 72 | 18984984 | |
| 출금 | 00700 | A | 2020-12-06 | E | 20 | 52 | 656868 | |
| 출금 | 00700 | A | 2020-12-07 | F | 20 | 32 | 15981351 |
그러나 금액의 유사성만으로 추적 대상을 특정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잔고가 500만 원 있는 계좌에 범죄 피해금(추적 대상) 123만 원이 입금된 후 121만 원, 120만 원, 119만 원, 103만 원 등 다양한 금액이 출금된 경우, ‘금액의 유사성’의 기준을 얼마로 설정할 것인지 자의적 판단에 의존하게 된다. 또한 출금액이 다수인 경우 어느 출금을 추적해야 하는지도 금액의 유사성만으로는 결정하기 어렵다<Table 6>. 따라서 금액의 유사성은 나머지 5가지 기준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실무에서는 피해금 액수와 출금액의 차이가 일정 비율(예: 10%) 이내인 경우를 우선 추적 대상으로 고려하되, 다른 5가지 기준의 충족 여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또한 피해금이 여러 계좌로 분산 출금된 경우 각 출금액의 합계가 피해금 총액과 얼마 차이 나는지 또는 얼마나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특히 수수료 공제 후 출금이 이루어지는 경우, 대포통장 유통 구조상 통상적인 수수료율(5~10%)을 고려하여 금액의 유사성 범위를 판단할 수도 있다.
<Table 6> 금액의 유사성 Case 2 (단위: 만 원)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입금 | 00700 | A | 2020-12-01 | 급여 | 20 | 500 | 321651 | |
| 입금 | 00700 | A | 2020-12-02 | 추적 대상 | 123 | 623 | 651651516 | |
| 출금 | 00700 | A | 2020-12-03 | B | 121 | 502 | 198018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4 | C | 120 | 382 | 123123132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5 | D | 119 | 263 | 18984984 | |
| 출금 | 00700 | A | 2020-12-06 | E | 103 | 160 | 656868 | |
| 출금 | 00700 | A | 2020-12-07 | F | 95 | 65 | 159848945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8 | G | 30 | 35 | 154835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9 | H | 20 | 15 | 132151 |
잔고의 변동성이란 범죄 피해금 입금 전후의 계좌 잔고 변화 양상을 분석하는 기준이다. 피해금 입금 이전부터 계좌에 상당한 기존 잔고가 있었다면, 피해금과 기존 잔고의 혼화가 발생하여 어느 자금이 출금되었는지 판별하기 더욱 어려워진다. 반면 피해금(추적 대상) 입금 직전 잔고가 0에 가까웠다면, 이후의 출금은 피해금에서 유래할 가능성이 높다<Table 7>.
<Table 7> 잔고의 변동성 Case 1 (단위: 만 원)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출금 | 00700 | A | 2020-12-01 | 기타 | 20 | 5 | 321651 | |
| 입금 | 00700 | A | 2020-12-02 | 추적 대상 | 100 | 105 | 651651516 | |
| 출금 | 00700 | A | 2020-12-03 | B | 20 | 85 | 198018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4 | C | 20 | 65 | 123123132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5 | D | 20 | 45 | 18984984 | |
| 출금 | 00700 | A | 2020-12-06 | E | 20 | 25 | 656868 | |
| 출금 | 00700 | A | 2020-12-07 | F | 20 | 5 | 15981351 |
예컨대 기존 잔고 500만 원이 있는 계좌에 피해금(추적 대상) 100만 원이 입금된 후 200만 원이 출금된 경우, 이 출금된 200만 원이 피해금 100만 원을 포함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Table 8>. 이때 잔고의 변동성 분석은 피해금 입금 전·중·후 잔고의 변화율을 비교하는 한편 나머지 다섯 가지 기준 또한 함께 추적에 고려되어야 한다.
입금 직전 잔고가 낮고 피해금 입금 직후 잔고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가 급격히 감소하는 패턴은 피해금이 출금된 강력한 징표가 된다. 또한 피해금 입금 이후 잔고가 지속적으로 특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경우 피해금이 잔고에 여전히 남아 있거나, 수사기관에서 아직 특정하지 못한 다른 계좌가 존재할 가능성 등 여러 방향으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한다.
반면 피해금 입금 후에도 다른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어 잔고가 증가하는 경우, 또 다른 피해자일 가능성, 자금의 불법성을 희석하기 위해 다른 자금을 끌어올 가능성 등 여러 상황이 존재할 수 있기에 잔고의 변동성만으로 피해금의 행방을 추적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으며 다른 기준과의 병행 분석이 필수적이다. 대법원 2003도7438 판결도 ‘잔고 소멸 경위 및 잔고 소멸 이후 입금내역’을 중요한 고려 요소로 명시하고 있어 잔고의 변동성 분석의 법적 중요성을 뒷받침한다[15].
<Table 8> 잔고의 변동성 Case 2 (단위: 만 원)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입금 | 00700 | A | 2020-12-01 | 급여 | 20 | 500 | 321651 | |
| 입금 | 00700 | A | 2020-12-02 | 추적 대상 | 100 | 600 | 651651516 | |
| 출금 | 00700 | A | 2020-12-03 | B | 200 | 400 | 198018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4 | C | 50 | 350 | 123123132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5 | D | 100 | 250 | 18984984 | |
| 출금 | 00700 | A | 2020-12-06 | E | 50 | 200 | 656868 | |
| 출금 | 00700 | A | 2020-12-07 | F | 50 | 150 | 15981351 |
시간의 인접성이란 범죄 피해금의 입금 시점과 직후 계좌로의 출금 시점이 얼마나 가까운지를 측정하는 기준이다. 범죄 피해금은 대포통장을 통해 최대한 신속하게 분산·이전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피해금(추적 대상) 입금 직후(수 시간~수일 이내)에 출금이 이루어진 경우 해당 출금이 피해금과 관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Table 9>.
<Table 9> 시간의 인접성 Case 1 (단위: 만 원)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입금 | 00700 | A | 2020-12-01 | 급여 | 20 | 100 | 321651 | |
| 입금 | 00700 | A | 2020-12-02 | 추적 대상 | 100 | 200 | 651651516 | |
| 출금 | 00700 | A | 2020-12-03 | B | 98 | 102 | 1980181 | |
| 출금 | 00700 | A | 2021-03-05 | C | 20 | 82 | 1231231321 | |
| 출금 | 00700 | A | 2021-03-08 | D | 20 | 62 | 18984984 | |
| 출금 | 00700 | A | 2021-04-15 | E | 20 | 42 | 656868 |
반면 피해금(추적 대상) 입금 수십 일 또는 수개월 후에 출금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다른 기준을 더욱 엄밀하게 검토해야 한다<Table 10>. 특히 여러 출금이 발생한 경우, 입금 시점과의 시간적 근접성은 어느 출금이 피해금과 관련된 것인지 판별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자금세탁의 반복 세탁 단계에서는 수초~수분 간격으로 계좌 이동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어, 시간의 인접성은 특히 그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피해금 입금 시점을 기준으로 이후 출금들의 시간 간격을 확인하여 수 분~수 시간 이내의 출금을 우선 추적 대상으로 고려한다. 단, 자금이 하루 또는 수일 이상 계좌에 머물다가 출금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시간의 인접성만으로 추적 대상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대포통장 유통 조직의 운영 패턴에 따라 특정 시간대(야간·주말 등)에 출금이 집중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는 ‘거래의 규칙성’ 기준과 연결되어 분석된다.
<Table 10> 시간의 인접성 Case 2 (단위: 만 원)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입금 | 00700 | A | 2020-12-01 | 급여 | 20 | 100 | 321651 | |
| 입금 | 00700 | A | 2020-12-02 | 추적 대상 | 100 | 200 | 651651516 | |
| 출금 | 00700 | A | 2020-12-03 | B | 20 | 180 | 198018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4 | C | 20 | 160 | 1231231321 | |
| 중략 | ||||||||
| 출금 | 00700 | A | 2021-05-05 | D | 98 | 500 | 9879151 | |
| 출금 | 00700 | A | 2021-05-06 | E | 20 | 480 | 1236516321 | |
| 출금 | 00700 | A | 2021-05-07 | F | 20 | 460 | 656868 | |
거래의 규칙성이란 범죄 피해금의 입·출금 전후로 나타나는 거래패턴의 일관성을 분석하는 기준이다. 피해금(추적 대상) 입금 전 거래패턴을 보면 계좌로 유입되는 자금들이 계속 상품권 구매로 이어지고 있으며 피해금 입금 이후에도 계속적인 상품권 구매로 이어진다면 해당 계좌로 유입된 피해금은 상품권 구매 방법으로 자금이 세탁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Table 11>.
<Table 11> 거래의 규칙성 Case 1 (단위: 만 원)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입금 | 00700 | A | 2020-11-26 | 기타 | 100 | 200 | 951 | |
| 출금 | 00700 | A | 2020-11-27 | 상품권 | 90 | 110 | 191195 | |
| 입금 | 00700 | A | 2020-11-28 | 기타 | 123 | 233 | 1561616 | |
| 출금 | 00700 | A | 2020-11-29 | 상품권 | 95 | 138 | 191195 | |
| 중략 | ||||||||
| 입금 | 00700 | A | 2020-12-01 | 급여 | 20 | 200 | 321651 | |
| 입금 | 00700 | A | 2020-12-02 | 추적 대상 | 100 | 300 | 651651516 | |
| 출금 | 00700 | A | 2020-12-03 | 상품권 | 95 | 205 | 191195 | |
| 출금 | 00700 | A | 2020-12-04 | B | 80 | 125 | 198165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5 | C | 70 | 55 | 21351 | |
| 입금 | 00700 | A | 2020-12-06 | 기타 | 100 | 155 | 2121115 | |
| 출금 | 00700 | A | 2020-12-07 | 상품권 | 90 | 65 | 191195 | |
다만 피해금의 입·출금 전후로 일정한 거래패턴이 식별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한다<Table 12>. 이 경우 거래의 규칙성 기준의 적용이 제한되므로, 금액의 유사성 및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을 보다 면밀히 적용하여 직후 계좌를 보완적으로 특정할 필요가 있다.
거래의 규칙성 분석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장기간의 거래내역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금 입금 시점을 전후하여 같은 패턴이 반복되거나 거래패턴이 급격히 변화하게 되면 이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예를 들어 ‘25만 원씩 8번’ 또는 ‘특정 계좌로의 반복 이체’ 등 규칙적 분할 출금은 조직적 자금세탁의 징표로, 해당 출금을 추적 대상으로 특정하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
추적 대상 자금이 많을 경우 거래내역에서 반복되는 거래패턴을 찾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직후 계좌 모두를 추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느 직후 계좌를 우선 추적할 것인지를 결정할 때, 거래의 규칙성 분석 결과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Table 12> 거래의 규칙성 Case 2 (단위: 만 원)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입금 | 00700 | A | 2020-11-26 | 기타 | 100 | 200 | 951 | |
| 출금 | 00700 | A | 2020-11-27 | B | 90 | 110 | 879797 | |
| 출금 | 00700 | A | 2020-11-28 | C | 30 | 80 | 1561616 | |
| 출금 | 00700 | A | 2020-11-29 | D | 20 | 60 | 85214 | |
| 중략 | ||||||||
| 입금 | 00700 | A | 2020-12-01 | 급여 | 20 | 200 | 321651 | |
| 입금 | 00700 | A | 2020-12-02 | 추적 대상 | 100 | 300 | 651651516 | |
| 출금 | 00700 | A | 2020-12-03 | E | 95 | 205 | 881195 | |
| 입금 | 00700 | A | 2020-12-04 | F | 20 | 225 | 198165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5 | G | 70 | 155 | 21351 | |
| 입금 | 00700 | A | 2020-12-06 | 기타 | 100 | 255 | 2121115 | |
| 출금 | 00700 | A | 2020-12-07 | H | 90 | 165 | 19841195 | |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이란 추적 대상 계좌에서 자금이 출금되어 그 자금을 받은 상대 예금주 또는 상대 계좌의 사용자가 범인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파악하는 부분이다.
공범 사이 수익 분배를 위한 출금일 수 있고<Table 13>, 개인적 소비를 위해 가족, 지인 등 타인에게 출금될 수 있다.
<Table 13>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 Case 1 (단위: 만 원)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입금 | 00700 | A | 2020-12-01 | 급여 | 20 | 200 | 321651 | |
| 입금 | 00700 | A | 2020-12-02 | 추적 대상 | 100 | 300 | 651651516 | |
| 출금 | 00700 | A | 2020-12-03 | B | 20 | 280 | 198018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4 | C | 20 | 260 | 123123132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5 | 공범 | 95 | 165 | 18984984 | |
| 출금 | 00700 | A | 2020-12-06 | D | 80 | 85 | 656868 | |
| 출금 | 00700 | A | 2020-12-07 | E | 70 | 15 | 15981351 |
관계성 분석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거래 상대방이 대포통장 유통 조직의 일원인지 여부다. 동일 조직 내 다른 구성원의 계좌로 자금이 이동했다면, 해당 거래는 범죄 수익 은닉 목적 또는 수익배분 목적의 이전일 가능성이 있다. 둘째, 거래 상대방이 자금세탁을 의뢰한 범인 또는 범인과 관계된 자인지 여부다. 범인이 세탁된 자금을 차명 계좌로 받아 갔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현금 인출 또는 상품권 구매 등 자금세탁의 정황이다. 피해금 입금 직후 ATM 현금 인출이나 상품권 구매가 이루어진 경우, 이는 추적을 단절하기 위한 세탁 행위로 볼 수 있다.
상대 예금주와 범인의 관계성을 수사 초기 단계에서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존재한다<Table 14>. 따라서 금액의 유사성, 잔고의 변동성, 거래의 규칙성 등을 종합 고려하여 직후 계좌를 특정해 나가야 하고 특히 자금만 볼 것이 아니라 관계자 진술, 접속 IP 및 MAC 추적 등을 병행하여 직후 계좌를 특정해야 한다.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 분석은 계좌 명의인 조회, 가족관계 확인, 통화내역 분석, 위치정보 분석 등과 연계하여 수행된다. 계좌 명의인 간의 통화 이력, 동일 위치에서의 거래, SNS·메신저 연결 관계 등이 관계성 입증의 증거가 된다. 특히 계좌 명의인 또는 계좌 실사용자 조사에서 직후 계좌 사용자와의 관계를 인정하는 경우 이는 추적 논리를 크게 강화한다.
또한 입출금 적요(이체 메모)는 관계성 분석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수수료’, ‘배당’, ‘정산’ 등의 적요는 조직적 자금 분배를 암시하며, 이를 근거로 직후 계좌와의 관계성을 추론할 수 있다. CD기 현금 인출의 경우에는 CCTV 영상을 통해 인출자를 확인하고, 해당 인출자의 신원이 대포통장 유통 조직과 연결되는지 수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Table 14>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 Case 2 (단위: 만 원)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입금 | 00700 | A | 2020-12-01 | 급여 | 20 | 200 | 321651 | |
| 입금 | 00700 | A | 2020-12-02 | 추적 대상 | 100 | 300 | 651651516 | |
| 출금 | 00700 | A | 2020-12-03 | B | 20 | 280 | 198018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4 | C | 20 | 260 | 1231231321 | |
| 출금 | 00700 | A | 2020-12-05 | D | 95 | 165 | 18984984 | |
| 출금 | 00700 | A | 2020-12-06 | E | 80 | 85 | 656868 | |
| 출금 | 00700 | A | 2020-12-07 | F | 70 | 15 | 15981351 |
자금추적에서 범인의 주관적 의사란 앞서 설명한 객관적 지표 다섯 가지(금액의 유사성, 잔고의 변동성 등)를 보완하는 범인의 주관적 지표로, 추적 논리의 완결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범인 조사 전 범행 계좌 및 세탁 계좌만 확보된 상황에서 거래내역을 바탕으로 앞서 설명한 지표 5가지를 종합 고려하여 자금추적을 이어 나갔지만, 여전히 자금세탁을 한 범인의 고의는 확정적으로 알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표 5가지를 근거로 수사관이 A 계좌에 입금된 범죄 자금이 B 계좌를 거쳐 C 계좌로 이동이 된 것으로 1차 분석하였지만, 범인이나 세탁조직을 검거 후 관련 자료 압수, 조사 등 확인 결과 A 계좌에 입금된 범죄 자금이 B 계좌를 거쳐 C 계좌로 이동된 것은 단지 수사기관을 혼동시키고자 발생시킨 거래이고 실질적으로는 범죄 자금이 A 계좌에 입금된 이후 기존 세탁조직이 가지고 있던 D 계좌에 있는 잔고를 일정액 수수료 공제 후 범인이 사용하는 아직 수사기관이 발견하지 못한 E 계좌로 돌려준 사례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범인의 주관적 의사는 본인만 아는 것으로 수사관이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거래내역 분석, 휴대폰 포렌식, 공범 진술, 관련자 조사, 현재까지 확보된 물리적 증거 등 모든 수사 상황을 종합 고려하여 범인의 주관적 의사를 추정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금추적 할 경우 6가지 지표와 더불어 수사 상황을 종합 고려하여 판단하고 자금추적이 수사 상황과 맞지 않으면 계속하여 보정해 나가야 한다.
6가지 분석기준점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며, 어느 하나의 기준만으로 추적 대상을 특정해서는 안 되고 모든 기준이 완벽하게 충족되지 않더라도 종합적 검토를 통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준’ 이상의 논리적 증명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범인에 대한 조사 또는 예금주에 대한 조사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단계에서는 다섯 가지 객관적 기준(금액의 유사성, 잔고의 변동성, 시간의 인접성, 거래의 규칙성,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을 더욱 엄밀하게 적용하여 잠정적 추적 대상을 선별하고, 이후 관련자 조사 등 추가 수사에 따라 마지막 기준인 범인의 주관적 의사를 확정적으로 결정해 나가는 방식이 권장된다.
따라서 위 여섯 가지 가설을 수사 실무에 체계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단계별 매뉴얼을 아래와 같이 제안한다.
1단계: 초기 선별 분석
특정 범죄 수사 중 세탁조직 의심 계좌가 식별되면, 우선 FIU 의심 거래 보고(STR) 데이터베이스 및 고액 현금거래 보고(CTR) 데이터를 조회하여 이상 거래 여부를 1차 확인한다.
2단계: 계좌 분석 영장 청구
1단계에서 합리적 의심이 형성된 경우, ‘금액의 유사성’과 ‘시간의 인접성’ 가설에 근거한 소명 자료를 첨부하여 계좌 거래내역 조회 영장을 청구한다. 영장 청구 범위는 의심 기간과 의심 계좌로 한정하여 비례성 원칙을 준수한다.
3단계: 심층 패턴 분석
취득한 거래 내역에 대하여 ‘잔고의 변동성’과 ‘거래의 규칙성’ 가설을 적용하여 이상 패턴을 정량화한다. 이 단계에서는 범죄 수익 비율(犯收比率) 산정을 시도하고, 필요한 경우 회계 전문가 또는 금융 분석관의 지원을 요청한다.
4단계: 관계망 수사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 가설 적용을 위해, 금융 분석 결과와 대인 관계 수사 결과를 통합하는 수사 관계망(Network Analysis)을 구축한다. 통신수사 영장, 위치정보 조회 영장 등을 병행 청구하여 범죄적 유대 관계를 입증한다.
5단계: 주관적 고의 입증
현재까지 진행한 자금추적과 수사 상황을 결합해 범인 및 세탁책 검거, 관련자 조사, 증거물 압수 등을 통하여 실제 자금흐름이 맞는지 확인하고 미흡할 경우 보정해 나간다.
실무에서는 2단계~5단계가 동시에 고려되고 반복되고, 환류되면서 계속적인 자금추적을 이어 나가게 된다.
6단계: 몰수·추징 범위 특정
1~5단계에서 수집된 증거를 종합하여 몰수·추징이 가능한 혼화 자금의 범위를 특정한다. 이때 위에서 제안한 민법 제258조 원리 원용에 따른 범죄 수익 비율 기준과, 미국·영국의 추적 이론 중 한국의 법체계에 부합하는 방식을 고려하면서 개별법률에 규정된 몰수 및 추징 규정을 적용한다. 몰수 및 추징 신청 범위는 충분히 입증된 부분에 한정하여 처리한다<Figure 1>.
<Figure 1> 6단계 수사 매뉴얼 – 혼화 자금 추적
특정 범죄에 관하여 자금추적을 이어가던 중 자금의 규모, 형태, 패턴, 추적 대상 계좌가 본건 외 다른 사건에 이용된 내역(형사사법포털, KICS 조회) 등 종합적으로 볼 때 전문 세탁조직이 자금을 세탁하고 있는 정황이 발견되는 경우 구조적 난제가 발생한다.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아래 흐름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분석관점은 행위자 기준과 자금 흐름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Table 15>.
<Table 15> 분석 관점에 따른 자금흐름 비교
| 행위자 기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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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금흐름 기준 | 자금흐름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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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계좌를 기준으로 본다면 어려움이 상당히 존재한다. 특정 계좌가 어떤 기간에는 범죄 피해금을 최초로 유입 받은 입구 계좌로 활용되다가 또 어떤 기간에는 다른 사건의 중간 연결 계좌로 활용되다가 또 어떤 기간에는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출구 계좌로 활용되는 등 여러 계좌들이 뒤섞여 있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난다<Table 16>. 그 이유는 범인이 전문 세탁조직으로부터 일정 기간 범죄에 사용할 계좌를 임대받아 사용할 가능성, 범죄 자금을 세탁조직으로 하여금 직접 받게 하고 세탁 후 일정 수수료 공제 후 돌려받을 가능성, 범죄 자금을 범인이 직접 받은 후 세탁조직에게 자금을 세탁하게 할 가능성 등 여러 경우의 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금세탁조직이 총 몇 개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고, 세탁은 어떤 방법으로 하며, 세탁 수수료는 몇 %를 취득하고, 수수료 취득 방법은 어떻게 되는지는 자금추적에 있어서 핵심적인 정보로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로 자금세탁조직을 특정하여 수사하지 않는 한 기존 다른 사건을 진행 중인 수사관 입장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전문 자금세탁조직이 개입된 자금추적은 현재 확보된 거래내역만으로 자금이 어떻게 이동되는지 정확히 특정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기에 특정 범죄의 증명 이외 자금세탁에 관한 추가 정보들이 필수로 요구된다. 그런 정보는 제보, 디지털 포렌식, 관련자 조사, 현장 탐문수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보될 수 있으며 이런 정보들은 자금추적 수사의 핵심이 된다.
<Table 16> 기간별 계좌 기준 추적 사례
| 기간 1 Case A | 기간 2 Case 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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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간 3 Case B | 기간 4 Case 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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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간 5 Case A | 기간 1 ~ 5 Case A+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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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V장에서 제안한 여섯 가지 추적 가설과 단계별 수사 매뉴얼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본 장에서는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한다. 첫째, 본 방법론에 기초하여 작성된 계좌분석보고서가 실제 형사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되고 유죄판결이 확정된 두 건의 사건을 분석하여, 각 사건에서 여섯 가지 가설이 어떻게 적용되었고 법원의 사실인정에 어떠한 기여를 하였는지 검토한다. 둘째, 동일한 모의 거래 데이터에 대하여 기존의 회계적 추적 원칙(FIFO, 비례 배분, LIBR)과 본 연구의 여섯 가지 가설을 각각 적용한 결과를 비교하여, 제안 방법론의 상대적 유용성과 적용 국면의 차이를 규명한다.
다만 본 검증에서 다루는 실제 사건은 연구자가 직접 수행한 자금추적 사건으로서, 수사 정보 보호 및 관계인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하여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는 판결문상 공개된 범위 내에서 비식별화하여 서술한다.
본 사건은 고수익 보장을 내세워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수신한 후, 후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에 대한 수익금 지급을 가장하는 이른바 ‘돌려막기(폰지, Ponzi)’ 방식의 유사수신·사기 사건이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3도6291 판결)[16].
폰지 구조의 자금 흐름은 혼화 자금추적의 관점에서 특유한 난제를 지닌다. 범행 계좌에는 다수 피해자의 투자금이 시차를 두고 연속적으로 유입되어 상호 혼화되며, 동일 계좌에서 출금되는 자금은 그 성격상 ①선순위 피해자에 대한 수익금 가장 지급(돌려막기), ②범인의 개인적 소비·은닉, ③운영비 지출 등이 혼재한다. 즉 하나의 계좌 안에서 ‘피해금끼리의 혼화’와 ‘피해금과 기타 자금의 혼화’가 동시에 발생하고, 출금의 성격 규명 자체가 범죄사실의 입증과 직결되는 구조이다.
본 사건의 계좌분석에서는 여섯 가지 가설 중 특히 네 가지가 집중적으로 적용되었다.
첫째, ‘시간의 인접성’ 측면에서, 특정 피해자의 투자금 입금 직후 단기간 내에 다른 피해자 명의 계좌로의 출금이 반복되는 패턴이 확인되었다. 신규 투자금 유입과 기존 투자자에 대한 지급 사이의 시간적 근접성은, 지급 재원이 사업 수익이 아니라 신규 피해금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일차적 징표가 되었다.
둘째,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 측면에서, 출금의 상대 계좌 명의인들이 대부분 본건의 다른 피해자(선순위 투자자)로 확인되었다. 즉 자금의 도착지 자체가 ‘수익금 지급을 가장한 돌려막기’라는 범행 구조를 직접 드러내는 것으로,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 분석이 개별 거래의 성격 규명을 넘어 범행의 전체 구조를 입증하는 핵심 축으로 기능하였다.
셋째, ‘잔고의 변동성’ 측면에서, 범행 계좌의 잔고가 신규 투자금 유입 시점에 일시적으로 증가하였다가 단기간 내 선순위 투자자 지급 등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패턴이 범행 기간 전반에 걸쳐 반복됨이 확인되었다. 이는 해당 계좌에 지급 재원이 될 만한 독자적 수익이 축적된 사실이 없고, 지급이 오로지 신규 피해금의 유입에 의존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서, 유사수신 구조의 지속 불가능성과 기망의 고의를 뒷받침하였다.
넷째, ‘거래의 규칙성’ 측면에서, ‘피해금 입금 → 다른 피해자에 대한 출금 → 새로운 피해금 입금에 따른 잔고 증가 → 재차 다른 피해자에 대한 출금’이라는 동일한 순환 구조가 범행 기간 전반에 걸쳐 규칙적으로 반복됨이 확인되었다. 개별 거래 단위에서는 시간의 인접성이나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으로 포착되는 정황이, 거래의 규칙성 분석을 통해 범행 기간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자금 운용 패턴으로 통합됨으로써, 개개의 돌려막기 지급이 우연적·일회적 거래가 아니라 구조화된 범행 방식의 일부였음이 입증되었다. 이는 앞의 세 가설이 규명한 개별 거래의 성격을 범행 전체 차원의 패턴으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Table 17>.
<Table 17> 사례 1에서의 추적 가설 적용 내용
| 연번 | 추적 가설 | 적용 방식 | 적용 내용 |
|---|---|---|---|
| 1 | 금액의 유사성 | 보조적 적용 | 약정 수익률에 상응하는 지급액과 신규 유입액의 대응 관계 확인 |
| 2 | 잔고의 변동성 | 집중 적용 | 신규 피해금 유입-급격한 잔고 소진 패턴의 반복 → 독자적 지급재원 부존재 입증 |
| 3 | 시간의 인접성 | 집중 적용 | 신규 투자금 입금 직후 선순위 투자자 지급 반복 |
| 4 | 거래의 규칙성 | 집중 적용 | 피해금 입금→타 피해자 출금→재입금→재출금의 순환 구조가 범행 기간 전반에 규칙적으로 반복→돌려막기가 구조화된 범행 방식임을 입증 |
| 5 |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 | 집중 적용 | 출금 상대방이 본건 다른 피해자로 확인→돌려막기 구조 직접 입증 |
| 6 | 범인의 주관적 의사 | 사후 확정 | 피의자 조사 및 압수 자료를 통한 자금 운용 의사 확인·추적 논리 보정 |
위 가설들에 기초하여 작성된 계좌분석보고서는 공판 과정에서 증거로 채택되었고, 이에 기초한 편취 범행 및 유사수신 구조의 인정은 상고심에서 그대로 확정되었다. 본 사건은 여섯 가지 가설이 기계적·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안의 자금 흐름 구조에 따라 특정 가설이 선택적·가중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종래 실무에서 활용도가 낮았던 잔고의 변동성 기준이 폰지 구조 입증의 결정적 지표로 기능하였다는 점에서, 기존의 ‘시간의 인접성, 금액의 유사성’ 중심 관행을 보완하는 본 방법론의 실익이 확인되었다.
본 사건은 사이버 도박게임장을 운영하면서 도박 자금의 수신 및 환전에 다수의 계좌를 동원하고 범죄 수익의 취득·처분을 가장한 사건이다(대법원 2023. 4. 25. 선고 2023도2286 판결)[17].
사이버 도박 범죄의 자금흐름은 ①다수 도박 이용자로부터의 소액 분산 입금(충전금), ②이용자에 대한 환전금 지급, ③조직 운영비 및 수익 분배가 복수의 계좌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개별 계좌 단위에서는 충전금, 환전금, 기존 잔고가 상시적으로 혼화되고, 계좌군 전체 차원에서는 특정 계좌가 기간에 따라 입구 계좌, 중간 세탁 계좌, 출구 계좌의 기능을 오고 가는 등(제5.4절에서 지적한 구조적 난제와 동일한 양상), 수사 착수 시점에 확보된 일부 계좌만으로는 도박 자금의 전체 규모와 수익 은닉 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본 사건의 계좌분석에서는 여섯 가지 가설이 종합적으로 적용되었으며, 특히 실무적 기여는 ‘이미 확보된 계좌의 성격 규명’에 그치지 않고 ‘아직 특정되지 않은 직후 계좌의 순차적 발굴’에 있었다.
구체적으로, 최초 확보된 도박 자금 수신 계좌의 거래내역에 대하여 ①도박 이용자의 충전 입금과 시간적으로 인접하고(시간의 인접성), ②충전금 합산액과 근사한 금액이(금액의 유사성), ③반복적·주기적 패턴으로(거래의 규칙성) 이체되는 상대 계좌를 우선 추적 대상으로 선별하고, ④해당 상대 계좌 명의인과 조직 구성원 간의 관계(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 및 ⑤이체 전후의 잔고 변동 양상(잔고의 변동성)을 검증하여 직후 계좌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를 반복하였다. 이러한 연쇄적 적용을 통해 당초 확보된 계좌군 외의 직후 계좌들이 추가로 특정되었고, 그 결과 개별 계좌 단위에서는 파악할 수 없었던 도박 자금의 전체 규모와 범죄 수익의 은닉 경로가 규명되었다. 검거 이후에는 관련자 조사와 압수 자료 분석을 통해 조직의 계좌 운용 방식과 자금 이동의 의도(범인의 주관적 의사)를 확인하여 기 수행된 추적 논리를 검증·보정하였는바, 이는 제5.3절 수사 매뉴얼의 2~5단계 환류 구조가 실제 사건에서 작동한 사례에 해당한다<Table 18>.
<Table 18> 사례 2에서의 추적 가설 적용 내용
| 연번 | 추적 가설 | 적용 방식 | 적용 내용 |
|---|---|---|---|
| 1 | 금액의 유사성 | 직후 계좌 선별 | 충전금 합산액과 이체액의 대응 관계 확인 |
| 2 | 잔고의 변동성 | 직후 계좌 검증 | 집금-이체 반복에 따른 잔고 소진 패턴 확인 |
| 3 | 시간의 인접성 | 직후 계좌 선별 | 충전 입금 직후 단기간 내 이체 집중 |
| 4 | 거래의 규칙성 | 직후 계좌 선별 | 특정 계좌로 반복 이체 등 조직적 분할 이체 패턴 |
| 5 |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 | 직후 계좌 검증 | 이체 상대방과 조직 구성원 간 관계 확인 |
| 6 | 범인의 주관적 의사 | 사후 검증·보정 | 검거 후 조사·압수 자료로 계좌 운용 방식 확인·추적 논리 보정 |
여섯 가지 가설의 종합 적용에 기초한 계좌분석 결과는 공판에서 증거로 채택되었고, 이에 기초한 범죄수익은닉 범행의 인정은 상고심에서 확정되었다. 본 사건은 사례 1과 달리 여섯 가설 전부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적용된 사례로서, 특히 혼화로 인해 추적이 단절될 위기에 있던 지점에서 직후 계좌를 논리적으로 특정해 나가는 본 방법론의 핵심 기능, 즉 ‘추적의 연속성 확보’가 실증되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제안 방법론의 위치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동일한 모의 데이터에 대하여 기존 회계적 추적 원칙과 본 연구의 여섯 가지 가설을 각각 적용한 결과를 비교한다. 모의 데이터는 제3.2절 및 제4.1절의 예시를 통합한 것으로, 기존 잔고가 존재하는 계좌에 추적 대상 자금이 유입된 후 복수의 출금이 발생하는 전형적 혼화 상황을 상정한다<Table 19, 20>.
<Table 19> 모의 거래 데이터 (단위: 만 원)
| 입출구분 | 계좌번호 | 계좌주 | 거래일자 | 적요 | 입금액 | 출금액 | 잔고 | 상대계좌번호 |
|---|---|---|---|---|---|---|---|---|
| 입금 | 00700 | A | 2020-01-01 | 급여 | 1,000 | 1,000 | 갑 | |
| 입금 | 00700 | A | 2020-01-05 | 추적 대상 | 500 | 1,500 | 을 | |
| 출금 | 00700 | A | 2020-01-07 | B | 480 | 1,020 | 병 | |
| 출금 | 00700 | A | 2020-01-10 | C | 700 | 320 | 정 | |
| 입금 | 00700 | A | 2020-01-15 | 기타 | 300 | 620 | 무 | |
| 출금 | 00700 | A | 2020-01-20 | D | 500 | 120 | 기 |
<Table 20> 추적 방식별 적용 결과 비교
| 구분 | FIFO | 비례 배분 | LIBR | 여섯 가지 가설(본 연구) |
|---|---|---|---|---|
| 판단 대상 | 인출금 내 불법 자금 포함 여부 | 인출금 내 불법 자금 비율 | 추적 가능한 불법 자금의 상한 | 어느 출금(직후 계좌)을 추적할 것인가 |
1월 7일 출금 480 | 전액 합법(선입 잔고 1,000 내) | 불법 160 포함(1/3) | 잔고가 500 이상 유지 | 시간의 인접성, 금액의 유사성(추적 대상 500 대비 96%) 충족→우선 추적 대상, 상대계좌 ‘병’의 관계성 검증 필요 |
| 1월 10일 출금 700 | 불법 180 포함 | 불법 약 233 포함 | 최저 잔고 320으로 감소→추적 상한 320으로 축소 | 잔고 대부분 소진→잔고의 변동성상 불법 자금 유출 개연성, 다만 금액 대응성 낮아 병행 검토 |
| 1월 20일 출금 500 | 불법 320 포함 | 비율 재산정 필요 | 추적 상한 320 유지 (신규 입금 300은 보충 불인정) | 추적 대상 유입 15일 경과→시간의 인접성 약화, 거래의 규칙성, 관계성 보완 검토 필요 |
| 산출물 | 불법 자금의 계산상 소재 | 불법 자금의 계산상 비율 | 몰수 가능 상한액 | 추적 우선순위가 부여된 직후 계좌 목록과 각 판단의 논거 |
| 유용한 국면 | 몰수·추징 범위 산정 | 몰수·추징 범위 산정 | 몰수·추징 범위 산정 | 수사 단계의 직후 계좌 특정 및 영장 청구 소명 |
| 한계 | 의제적 계산으로 실제 자금 이동 경로와 무관 | 좌동 | 좌동 | 정량적 몰수 범위를 단독으로 산출하지 못함 |
비교 결과가 보여주는 핵심은, 기존 회계적 추적 원칙과 본 연구의 여섯 가지 가설이 경쟁 관계가 아니라 적용 국면을 달리하는 상호 보완 관계라는 점이다. FIFO, 비례 배분, LIBR은 ‘이미 특정된 계좌 내에서 불법 자금이 계산상 얼마나 남아 있는가’라는 몰수·추징 범위의 문제에 답할 뿐, ‘혼화된 자금이 어느 계좌로 이동하였는가’라는 수사 단계의 직후 계좌 특정 문제에는 답을 주지 못한다. 위 모의 데이터에서 세 원칙은 1월 7일 출금에 대하여 각기 다른 계산 결과를 내놓지만, 어느 원칙도 상대계좌 ‘병’을 추적할 것인지 여부와 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반면 여섯 가지 가설은 바로 이 지점 – 추적의 연속성이 단절되는 지점 – 에서 합리적 의심에 기초한 우선순위 판단과 그 논거를 제공하며, 특정이 완료된 이후의 몰수·추징 범위 산정 단계에서는 다시 회계적 원칙(제5.1절의 범수비율 접근 포함)이 기능하게 된다. 이러한 역할 분담은 제5.3절 수사 매뉴얼의 3단계(심층 패턴 분석)와 6단계(몰수·추징 범위 특정)의 구분에 그대로 대응된다.
이상의 검증을 통해 다음과 같은 함의가 도출된다. 첫째, 여섯 가지 가설에 기초한 계좌분석보고서가 서로 다른 유형의 범죄(유사수신·사기, 사이버 도박 범죄수익은닉)에서 각각 증거로 채택되고 유죄 확정에 이르렀다는 점은, 본 방법론이 특정 범죄 유형에 한정되지 않는 일반적 적용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사례 1에서는 가설의 선택적·가중적 적용이, 사례 2에서는 여섯 가설의 종합 적용과 환류 구조가 각각 실증됨으로써, 제5.3절 수사 매뉴얼이 상정한 운용 방식이 실제 사건에서 작동함이 확인되었다.
다만 본 검증에는 다음의 한계가 있음을 밝힌다. 첫째, 검증에 활용된 사건은 연구자 본인이 수행한 사건으로서, 제3의 수사관에 의한 독립적 재현 검증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둘째, 두 건의 확정판결은 본 방법론에 기초한 분석 결과가 증거로 수용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 법원이 여섯 가지 가설 자체를 일반적 법리로 승인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셋째, 대규모 사건 데이터에 대한 정량적 유효성 검증 – 예컨대 가설 적용 결과와 확정판결상 인정 사실 간 일치율 분석 – 은 수행되지 못하였다. 이들은 후속 연구의 과제로 남으며, 특히 다수 수사관이 동일 데이터에 가설을 적용한 결과의 일치도(신뢰도) 측정은 본 방법론의 표준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유효한 방법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계좌에 유입된 범죄자금이 기존 남아 있던 잔고와 기타 불상의 이유로 유입된 잔고와 섞여 혼합된 ‘혼화 자금(Commingled Funds)’에 대해 어떻게 추적을 이어 나가야 하는지 범죄 수익 추적의 법리적 공백 문제를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적 제안을 제시하였다. 주요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혼화 자금추적의 핵심 난제는 자금의 법적 동일성 상실이다. 이는 단순히 증거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법체계가 혼화 자금의 특성에 맞는 법리를 구체화하지 못한 구조적 공백에서 비롯된다. 비교법적 고찰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미국·영국·독일은 각각의 법적 전통에 맞는 혼화 자금추적 법리를 발전시켜 왔으나, 한국은 이에 상응하는 구체적 판례 또는 입법이 부재한 상태이다.
둘째, 개별법률에 혼화 재산 또는 혼합 재산에 관한 몰수 및 추징 규정은 존재하나 혼화 자금추적에 관하여 명문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하기에 판례를 통한 점진적 법리 형성을 거쳐 장기적으로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의 개정, 관련 훈령, 예규 개정을 통해 명문 규정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여섯 가지 추적 가설—금액의 유사성, 잔고의 변동성, 시간의 인접성, 거래의 규칙성, 상대 예금주와의 관계성, 범인의 주관적 의사—은 상호 종합적으로 고려가 될 때 혼화 자금의 불법성 잔존 여부 판단에 있어 상당한 증명력을 갖출 수 있다. 실제로 본 방법론에 기초한 계좌분석 결과가 유사수신·사기 사건 및 사이버 도박 범죄수익은닉 사건에서 증거로 채택되어 확정판결에 이른 사실은 이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 특히 금융 데이터 분석과 현재 진행 중인 수사 상황을 결합하는 통합적 접근이 실무적으로 가장 효과적이다.
넷째, 혼화 자금추적은 광범위한 금융거래정보에 대한 접근을 수반하므로, 영장주의의 틀 내에서 비례성 원칙이 엄격히 준수되어야 한다. 현행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라, 수사기관이 금융거래정보를 요청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영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행 계좌 추적 영장제도는 혼화 자금 수사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영장의 특정성 요건(수사 대상, 기간 및 정보의 범위를 명확히 한정하여야 한다는 원칙)은 세탁조직 계좌 분석에서 사전에 모든 관련 계좌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제약과 충돌한다. 연쇄 계좌 추적(A계좌 → B계좌 → C계좌 → D계좌)의 경우 원칙적으로 각 단계마다 별도의 영장을 청구하여야 한다. 실무에서는 일부 특정 범죄에 한하여 대상 계좌와 직후 계좌까지는 하나의 영장으로 추적이 가능하지만, 직후 계좌의 다음 단계 계좌까지는 동일한 영장으로 추적할 수 없어 추가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는 수사의 신속성을 현저히 저해한다. 범죄 수익이 해외로 이전된 경우 국제 사법공조 절차를 통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의 시간적 지연이 증거 인멸의 위험을 높인다. 따라서 연쇄 계좌 추적에 적합한 영장제도의 개선, 국제 사법공조의 신속화, 가상자산 추적에 관한 법적 근거 마련 등의 법 제도적 정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본 연구는 기존 논의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던 혼화 자금추적의 법리적 방법론을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학문적·실무적 의의가 있다. 다만, 제안된 여섯 가지 가설의 실증적 유효성 검증, 가상자산 혼화 자금에 대한 별도의 법리 개발, 수사기관의 빅데이터 분석 역량 강화 방안 등은 후속 연구를 통해 보완이 필요한 과제로 남는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의 수사 활용 가능성과 그 법적 쟁점, 점차 증가하는 가상자산 이용 범죄와 이를 이용한 자금세탁 추적에 관한 연구가 향후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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